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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름다운 중년

골안 2020. 3. 19. 11:46


  

♠우리는 아름다운 중년♠




계절이 얼마만큼 스쳐가고

강산은 또 몇 번이나 바꿔였을까요?


세월은 그렇게도 바삐 흘러

수많은 사연을 등에 업고


우리들을 불혹을 지나 지천명

풍년의 자리에 데려다 놓았습니다


이곳까지

참으로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군요



조용히 생각해 봅니다

연인을 만나 사랑했었고

결혼했었고

첫아이를 얻었을 때의 기쁨 등


기뻤던 일

슬펐던 일

가슴 안에 빼곡히 들어있는

이 모두를 정녕 지울 수가 없기에

눈 감는 그날까지 간직할 테지요



불같던 성질 죽었다고

자존심마저 죽은 건 아닙니다


적당히 다스릴 줄도 알고

포용할 줄도 아는

잔잔한 가슴을 가진 게지요


안 하던 칭찬도

멋쩍은 듯 가끔씩 하고

중년의 아줌마

중년의 아저씨

어느 정도 나잇살도 보기 좋은걸요

적당히 여유 있고 품위도 있습니다



아등바등 그렇게도 살았어요

아이와 남편이 내 전부 인줄 알고

그들만을 위해 헌신한 세월이 었지요 


우리들 중년

친구와 이런저런 지난 얘기

도란도란 나누며

오랜 시간 함께 해도 좋은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도 있습니다

차 한잔하자고

밥 한 끼 같이 먹자고



내가 먼저 카톡 문자 보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습니다


오는 계절을

가는 계절을

눈으로 가슴으로

포근히 감싸 안을 줄도 압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름다운 중년입니다


-글 /여운 정련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