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름다운 중년♠

계절이 얼마만큼 스쳐가고 강산은 또 몇 번이나 바꿔였을까요? 세월은 그렇게도 바삐 흘러
수많은 사연을 등에 업고
우리들을 불혹을 지나 지천명 풍년의 자리에 데려다 놓았습니다 이곳까지
참으로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군요

조용히 생각해 봅니다
연인을 만나 사랑했었고 결혼했었고 첫아이를 얻었을 때의 기쁨 등 기뻤던 일
슬펐던 일 가슴 안에 빼곡히 들어있는 이 모두를 정녕 지울 수가 없기에 눈 감는 그날까지 간직할 테지요

불같던 성질 죽었다고
자존심마저 죽은 건 아닙니다
적당히 다스릴 줄도 알고 포용할 줄도 아는 잔잔한 가슴을 가진 게지요 안 하던 칭찬도
멋쩍은 듯 가끔씩 하고 중년의 아줌마 중년의 아저씨
어느 정도 나잇살도 보기 좋은걸요 적당히 여유 있고 품위도 있습니다

아등바등 그렇게도 살았어요
아이와 남편이 내 전부 인줄 알고 그들만을 위해 헌신한 세월이 었지요 우리들 중년
친구와 이런저런 지난 얘기 도란도란 나누며 오랜 시간 함께 해도 좋은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도 있습니다 차 한잔하자고 밥 한 끼 같이 먹자고

내가 먼저 카톡 문자 보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습니다 오는 계절을
가는 계절을 눈으로 가슴으로 포근히 감싸 안을 줄도 압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름다운 중년입니다 -글 /여운 정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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