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그런 사랑으로 살다 가고 싶다

골안 2021. 2. 25. 13:31


=그런 사랑으로 살다 가고 싶다=

깊은 강물이 아니라

얕은 강가를 흐르는 맑은 물처럼

그렇게 가난하게 살면서도

눈도 맑게 마음도 깨끗하게

얕은 강물처럼 흐르고 싶다

흐르는 강물을 거스르지 않듯

흐르는 세월에 몸을 맡겨 둔 채

하루의 노 등만큼 먹고 마시고

주어진 시간만큼 평안을 누리고

그러다 오라 하면 가면

그만인 인생

굳이 깊은 강물처럼 많은 것을

거느리고 많은 것을 품어야 할

이유가 없다

그저 졸졸졸 흐르는 얕은

강가에서 누구든 손발을 씻을 수

있고 새와 짐승들도 마음 놓고

목을 축일 수 있는

그런 사랑으로 살다 가고 싶다


-김종목/ 받은 멜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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