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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며느리의 사모곡

골안 2020. 3. 18. 14:20




☞어느 며느리의 사모곡 ☜


지난 토요일

시어머니 세상 떠나신 후

첫 생신일 이었습니다
 

어머님!

목메게 불러 봐도 대답은 없으시지만

저의들 모두 어머님 생신 일을 기다렸답니다

동서 조카 그리고 우리 아이들 아범 모두가

단풍길 밟으며 어머님을 찾았답니다

어머님 묘역엔  단풍잎이 이불 대신 덮여있습니다


어머님!

어머님 생전에 그렇게도 좋아하시던 생크림과 자

과일 그리고 안개꽃 한 다벌을 안고 이렇게 묘역을

찾아와서 큰 절 올립니다

그리고 생전에 좋아하시던 소주 놈 둘의 생일 축하 노래를

몇 번이고 합창해 볼렀습니다


 어머님!

어머니께서는 생전에 하시던 대로

어서 가거라 안 와도 되는데 무엇 할 왔어?

나 괜찮다 나 잘 있어 바쁜데 어서 가봐

며느리 손주 놈들 잡고 싶은 어머니 마음이실 텐데

그 마음 접어두시고 어서 가거라! 하셨을 텐데

어머님 곁에 오면 저희들은 생전에  주신 따뜻하신

사랑을 지금도 뼛속 깊이 느낀답니다


어머님!

이제 가을도 지나 겨울 문턱입니다
 
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날에

개나리꽃을 한 아름 안고 오겠습니다

다음에 올 땐 식구 모두 군대 간 손주 놈이랑 찾아와서

하루 내 어머님이랑 놀다가 가겠습니다


어머님!

지금 우리가 돌아가면

자식들 뒷모습이 안 보일 때까지 배웅하고 계실

어머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어머님 다시 올 때까지 평안히 계십시오

어머님 안녕히 계십시오


어머님 생신일에 며느리 오립니다



-詩庭 박 태운의 해악이 있는 아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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